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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세이]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Life/Book 2019. 7. 14. 15:59
내 꿈은 무엇일까.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를 계획하는 계기가 된 책
요즘들어 '여행'과 관련된 Contents 들에 자꾸 눈이 간다. 우연히 병영 도서관에서 쉬며 무슨책이 있나 눈을 돌렸는데, 그래서 이 책이 한눈에 들어왔다. 꿈? 25개국? 뭔가 여행과 관련된, 꿈을 살아가는 사람이 쓴 책인가보다 했다. 그렇게 읽게 된 책.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 김수영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
알고 보니 이 분.. 꿈 전도사 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유명한 분이었다. 문제아로 중학교 중퇴와 검정고시 등 파란만장한 청소년기를 보내다가, 기자라는 꿈이 생겨 대학에 입학하여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 진다'는 것을 증명하였고, 졸업 후 좋은 기업에 입사하지만 몸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었다고. 그 사건을 계기로 그녀는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꿈 리스트 73가지를 써내려갔다고 한다. 해외에 거주해 직장을 다니며 꿈을 이루었고, 책을 출간하며 사람들에게 영감주는 꿈을 이루었으며, 내가 읽은 이 책을 통해 365일간 세계 25개국을 다니며 하루에 한 명, 365명의 꿈을 담아내는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365일간 한 명씩 꿈을 인터뷰 한다니. 말만 들어도 멋지다고 생각은 든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까지 그녀의 노력을 보면, 역시나 그냥 마음만 먹어서 되는 것은 아니더라. 아무튼,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는 그녀의 휴직할 회사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영국에서부터 시작됐다. 첫 대상은 바로 그 회사에 출퇴근 할 때마다 항상 같은자리에 있었던, 그러나 인지하지 못했던 한 경비원. 그는 평소 아무 생각 없지 인사하며 지나간 수많은 경비원 중 한명이었을 텐데, 그런 그에게도 '상하이에 가서 사설 경호 사업을 하고싶다'는 꿈이 있었다.
p.36) 교사였던 그는 영국 정부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런던정경대학에 석사과정을 밟으러 유학을 왔는데, 생활비를 벌기 위해 청소일을 하기로 했다. 알바를 하러 간 첫째 날, 그는 매니저가 "어이 청소부"라고 자신을 부른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 이제까지 이름 또는 '선생님'으로 불려왔던 자신이 이름 없는 '청소부'라는 존재가 된 것에 대해. 그리고 자신 역시 관심 한번 주지 않았던 다른 수많은 이름 없는 청소부들이 각각 이름도 사연도 꿈도 있는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데에 대해. 그는 그 이후로 사람들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다고 했다.
p.38) 마치 사무실의 복사기나 전화기처럼 수년간 그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던 내게 그의 대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가 소중한 꿈을 갖고 있고, 그 꿈을 항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이 지구별에 사는 70억 인구 모두는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내 삶에서 만난 수만 명의 사람들 중 과연 몇 명에게 관심을 주었을까. 과연 몇 명의 삶을 가슴을 열고 들여다보았으며, 과연 몇 명에게 꿈을 물었던가.
그렇다. 이 파트의 제목과 같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항상 그 자리에 당연하다는 듯이 있다고 계속 그런 법은 없다. 또,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위치에 있건 상관 없이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그리고.. 세상에 모든 이들은 전부 가치있고, 존재의 이유가 있는 특별한 사람들이다. 그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고, 나도 누군가를 대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대하도록 만든 대목 이었다.
p.9 "저도 꿈이 있어야 한다는 것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뭘 원하는지 정말 모르겠는데 어쩌라고요!" ... '해야 할 일(현실)'을 기준으로 '되고자 하는 그 무엇(꿈)'을 결정하는 사람이 다수인 이 사회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지만 오늘날, 대학교 잘 입학하는 법 만을 배우며 12년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꿈'을 묻는 것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전에 중학교 동창이었던 친구를 만나 함께 동네를 걸은 적이 있었는데, 들려준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둘이 밤에 이야기를 하는 도중 별똥별이 떨어져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어떤 소원을 빌었어?"
"좋은 대학에 꼭 가게 해달라고 빌었어. 너는?"
"나는 하늘을 날게 해달라고 빌었어."
무모하지만 순수한 꿈을 펼쳤던 이카루스가 생각나는 대답. 짧고 단순한 이야기지만 생각에 잠기게 하는 대화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회 구조적인 면만 탓하며 안주해야 하는 걸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주입식 교육과 대학 입시에 초점이 맞춰진 사교육 열풍은 수년 전부터 문제시 되어왔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다른 것을 찾으려 노력 하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간 사람들 역시 많다.
위대한 이야기는 순탄한 이야기가 아니다
p.133) 인생이 한 권의 책이라면, 우리는 매일 한 페이지를 쓰고 있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위대한 스토리는 행복으로 시작해서 행복으로 끝나는 순탄한 이야기가 아니다. 좌절과 고난,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있지만 끝내 그것을 극복해낼 때 감동이 깃드는 것이다. 삶이 역경의 한가운데 있다면, 자신이 위대한 이야기를 써나가는 중이라고 받아들이면 어떨까? 이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그는 가버리고 없었다.
책을 쓰는 작가의 표현은 역시 독자를 감동하게 하고, 인상깊게 만든다. 사실 위 내용은 꿈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이란인 택시 기사에게 그녀가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안타깝다. 삶이 절망적인 상태에서 작은 희망의 불씨에 바람을 불어넣어 줄 수도 있었을 그런 말이었는데.
나도 궁금증이 생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처한 환경이나 개인의 의지가 미치는 영향은 어느정도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이 당연히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을 것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며 살아갈 가능성이 물론 더 크겠지. 그럼, 그렇지 못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긍정적인 생각과 의지만으로 얼마나 인생의 방향을 바꿔나갈 수 있을까.
꿈에 변명이 있을까
p.201)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다리가 없어도 달린다. 아후바는 성대가 없어도 노래를 한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핑계로 꿈을 포기하고 있는가.
뜨끔! 하는 마음을 들게 했던 내용. 불가능할 것 같은 조건과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꿈꾸는 바를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사람도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결국에는 방법을 찾아 내서 꿈을 이루고야 마는 이들. 정말 간절함이 있다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내가 하고 싶은게 확실하다면, '꿈'이 있다면 그 어떤 이유가 그것을 가로막을까. 만약 포기하려 한다면 간절함이 부족하거나, 그 이유는 그저 변명일수도.
지금 현재에 충실하자
p.232) 우연인지 필연인지, 나타샤와 루카를 인터뷰한 그날 수업 시간에 교장 선생님인 크리스가 "지금 이 순간 존재하라(right now, be present)" 라고 강조했다. 음식을 먹을 때 그 음식에 집중하는가 아니면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보는가? 사랑하는 삶과 함께 있을 때 그 사람에게 집중하는가 아니면 함께 영화를 보거나 비싼 레스토랑에 가는 것에 집중하는가?
요가 강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인도로 날아온 그녀가 요가 센터에서 한 달간 살면서, 한 커플을 인터뷰 하고 난 날 수업시간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내일 아침 눈을 뜨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오늘을 충실히 살아간다는 그들.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나 자신은 어떤가도 생각해보았다. 오늘에 충실하며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있는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일 죽어도 후회없는 일을 하고 있는가.
사실.. 농담 반으로 나같은 경우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을 때 맛있게 먹기 위해 지금 내가 굽고있는 고기에 집중하지 않았나 싶긴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은 고굽러(고기 굽는자)의 숙명인것을.꿈의 세계에 사는 것
p.324)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을 업으로 할 수 있냐는 질문 많이 받아요. 저 역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면서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의문을 던진 적도 많아요. 그러던 중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기서 '꿈의 세계에 살다 보면 자신과 비슷한 꿈을 가진 이들에게 둘러싸이게 된다'는 얘기가 나오기에 그 말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죠. 그렇게 제 꿈을 좇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원했던 상황대로 되고 있더라고요."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직업으로 삼느냐,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느냐. 어떤 것이 맞는 길일까? 자신의 가치관이 어디에 맞춰져 있느냐에 따라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각자 달라질 것이다. 앞서 나온 말 처럼, 현실을 기준으로 꿈을 결정하는 사람이 많은 이 사회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꿈을 현실에 맞출것인가, 현실을 꿈에 맞출 것인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하다면, 꿈이 현실에 맞춰지는 것을 결코 참을 수 없을 것이다.
'꿈을 살다'
나의 고3 시절, 2년 연속 담임 선생님은 물리 선생님 이셨다. 그 분은 물리와 수학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삶과, 아내와 자녀들이 있는 가장으로서의 삶을 사는 동시에, 본인이 좋아하는 식도락을 취미삼아 다니며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다. 교사로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 '꿈을 살다' 라는 말을 가끔 해주시곤 하셨다. 꿈이 직업으로서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의미도 있고, '꿈을 꾸다' 라는 말이 미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꿈을 살다'는 지금 현재, 꿈을 이루어가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라고 설명해주셨었다.)
꿈을 살아가는 것. 꿈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싶은 것?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 좋은 직장을 얻는 것?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 돈을 많이 버는 것? 성공하는 것? 그럼 성공의 기준은 또 무엇일까. 행복의 기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은 이어진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라는 이 책을 읽고서, 다시 한 번 나의 앞으로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내 삶의 목표와 가치관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꿈은 크게 가져라'는 말이 있다고 해서, 꿈 이라는 것이 꼭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든다. 꿈의 범주는 아주 넓지 않은가. 내가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작은 일들도 꿈이 될 수 있고, 내가 평생 가질 직장이 꿈이 될 수도 있으며, 내가 만날 그 사람이 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나 스스로가 확실히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당장 지금부터. 나의 꿈은 무엇인지 적어봐야겠다.
사실, 읽은지는 정말 오래 되었는데 이제서야 기록하게 되었다. 이번에 읽었던 책을 통해서, 나의 Bucket List도 일기장에 적어보게 되었고, 그것을 다시 정리해서 블로그에 글로도 정리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그 글들 역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현실에 꿈을 맞추는 사람이 아닌, 지금 현재에서 '꿈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에 시간 날 때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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